"유전자 가위 기술 개선…항암제 개발할 것"

입력 2021-03-23 17:19   수정 2021-03-2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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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상을 받은 최신 질병치료 기술인 유전자 가위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와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최성화 지플러스생명과학 대표(사진)는 23일 기자와 만나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 대비 유전자 편집 효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DNA의 특정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뜻한다. 사람의 DNA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부분을 잘라내 질병 유전자의 발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신개념 의학기술이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국내 유전자 가위 업계에서 ‘최고수’ 중 하나로 꼽히는 바이오기업이다. 지난달에는 ERS지노믹스로부터 유전자 가위의 일종인 ‘크리스퍼-카스9’ 단백질 제조 원천기술을 도입했다. ERS지노믹스는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가 창업한 아일랜드 기업이다. 샤르팡티에는 DNA에서 특정 부위를 잘라낸 뒤 다시 붙이는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사람이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유전자 가위 단백질에 다른 단백질을 덧붙여 유전자 절단 기능을 향상시킨 ‘크리스퍼 플러스’ 기술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기존 크리스퍼-카스9 단백질은 그대로 놔둬야 할 염기서열까지 잘라버리거나 힘들게 잘라낸 DNA가 다시 복구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크리스퍼 플러스는 표적으로 삼은 염기서열의 양쪽 끝부분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유전자 가위에 장착해 이런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였다”고 말했다.

스위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을 개량한 바이오베터도 개발하고 있다. 허셉틴 항체는 암세포 표면의 HER2 단백질과 면역세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항체는 면역세포와의 결합이 느슨해져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항체의 당 패턴을 바꾸는 방식으로 면역세포와 항체의 결합력을 끌어올렸다”며 “세포실험 단계에서 확인한 치료효과가 허셉틴보다 다섯 배가량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유전자 가위 단백질 자체를 항암제로 개발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체내에 삽입해 바이러스 감염으로 바뀌어버린 DNA의 특정 부분만 분해하는 방식이다. 내년 2분기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확보한 자금으로 두경부암 전임상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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