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4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원순 전 시장 옹호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의 박 전 시장 두둔 발언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피해 여성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처를 건드리는 이러한 발언은 자제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후보는 '임 전 실장의 글을 지지층 결집용이라고 해석하던데, 박 후보 입장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라며 박 전 시장을 미화하는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또 이날 거듭 글을 올려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하며, 박 전 시장의 '업적'을 '찬양'했다. 임 전 실장은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도심 초고층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토목 행정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며 "(박 전 시장은)곳곳에 사람 냄새나는 마을 공동체와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를 대폭 늘려나갔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박 전 시장의 업적)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생각한다"며 "우리는 또 내일을 살아야하고 4월 7일 이후의 서울이 어떤 철학과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어떤 과거보다 중요하니까요"라고 글을 남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사람들이 박영선이 시장 되는 것을 원하지 않나 봐요"라며 "선거 프레임을 박원순 복권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니"라고 비꼬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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