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吳, 중도 아닌 극우"…오세훈 "朴, 돈퓰리즘 열올려"

입력 2021-03-24 17:32   수정 2021-03-25 01:23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4일 서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네거티브 난투극’을 펼쳤다. 민주당은 오 후보를 향해 “극우 정치인” “이명박(MB) 아바타”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아바타” “박원순 시장 2기”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만난 朴, 금태섭 품은 吳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회에서 만나 정책을 논의했다. 이 지사는 박 후보가 제안한 서울시 재난위로금 10만원 공약에 대해 “경기도가 (재난지원금을) 하긴 하지만 다른 지방정부도 같이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박 후보가 정책 방향을 그렇게 정한다고 해서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 그래도 이 지사를 만나 뵙고 싶었다”고 했다.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와의 접촉면을 넓혀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범(汎)야권 지지세 몰이에 나섰다. 이날 오 후보 선대위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발표 이후 하루 만에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깜짝’ 등장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오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복을 입은 금 전 의원은 “야권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필요가 있다”며 “저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궁지 몰린 與, 극우 공세
야권의 극적인 단일화로 인해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오 후보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오 후보는 마치 중도 이미지를 가진 분처럼 알려져 있는데, 2019년 10월 태극기부대에서 연설한 것을 보니 완전 극우 정치인”이라고 맹공했다. 김 직무대행은 “태극기의 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한 극우 정치인으로 몰락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오 후보의 실체는 촛불정신을 부정하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출하는 태극기와 손잡은 극우”라고도 했다.

박 후보 대변인인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극우세력과 연대해 국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선동하며 우리 사회를 두 동강 내고 대립을 확대시키는 데 앞장서 왔던 ‘MB 아바타’ 오 후보가 이제 와서 무슨 낯으로 분열을 이야기하느냐”며 “오 후보는 당장 사과하고 더 이상의 근거 없는 주장과 ‘막말정치’ ‘구태정치’를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박 후보 역시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번 선거는 개혁과 공정을 바라는 서울 시민들의 참 일꾼이 되는 새 시장이냐, 아니면 거짓말을 재탕하는 실패한 시장이냐의 대결”이라며 “우리가 이명박 시즌2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0년, 이명박·박근혜의 잘못된 역사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다만 최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서는 “피해 여성의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은 자제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런 일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측이 임 전 실장의 글을 놓고 “박 후보가 만일 시장이 되면 ‘박원순 시장 2기’가 된다”고 비판하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野 “朴, 독재 文대통령과 닮은꼴”
야당은 박 후보의 공세에 맞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많은 실정과 무능을 거듭했다”며 “박 후보에게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의 아바타가 아닌가 묻고 싶다”고 했다. 여당의 ‘MB 아바타’ 공세를 ‘문재인 아바타’로 맞받아친 셈이다.

그는 2019년 극우 성향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을 비난했던 것에 대해서는 “이 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가 갈라치기와 반통합·분열의 정치라고 지금도 굳게 생각한다”며 “그게 독재자 아니냐”라고 했다.

박 후보의 서울시 재난위로금 공약 등을 향해서는 “포퓰리즘 표현이 너무 점잖아서 ‘돈퓰리즘’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며 “지혜롭고 현명한 서울시민이 본질을 파악해 응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여야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의 장으로 흘러가자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세로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건 2012년 대선 때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며 “그래도 야권 단일화 효과가 가라앉고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선거에 지는 쪽이 네거티브를 하도록 돼있다”며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오로지 네거티브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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