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2분기에 반등장이 나온 뒤 하반기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조정장의 주요 원인이었던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고 한국 기업의 이익 추정치도 늘어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덜 것이라는 게 주요 근거다. 국민연금 등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와 외국인 순매수 전환 조짐도 긍정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큰 조정 원인은 금리 급등이었다. 금리 급등은 성장주엔 악재다.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올 2월 초 연 1.0%대에서 이달 24일 연 1.6%대로 급등했다.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 등이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금리 급등에 따른 충격파는 갈수록 약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장기 정책금리 전망을 봤을 때 단기적인 금리 상단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 정책금리는 3월 기준 연 2.5% 정도인데 30년 만기의 상단은 정책금리와 함께 움직인다”며 “30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의 차이는 평균적으로 0.63%포인트라는 걸 고려하면 10년 만기 금리의 단기 상단은 연 1.86%”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익 전망치의 추가 상향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나온 253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총 합계는 188조9166억원으로, 지난해(127조3985억원)보다 48.3% 증가할 전망이다. 1개월 전(187조666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인한 경기 회복세가 이익 전망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상황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2분기부터는 그동안 덜 올랐던 주당순이익(EPS)이 오르면서 유가증권시장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코스피지수는 35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근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목표 주가지수를 3200에서 3700으로 올린 것도 EPS 상향 조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올 들어 15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수급 전망에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은 기존 16.8%였던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단순히 반등을 넘어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대세 상승장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전 세계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만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시장이 없다”며 “금리가 안정되고 기업이익 전망치가 올라가면 하반기에는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역사에서 강력한 대세 상승장은 1986~1989년과 2003~2007년 두 번 나타났는데 이때 모두 4개월 동안 15% 이상의 하락세를 보인 후 올랐다”며 “2분기 중반까지 조정을 이어가다 각 국의 부양책 효과를 토대로 강력한 상승장이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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