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입력 2021-03-25 18:07   수정 2021-07-21 15:31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북삼각지대’의 경제는 나아지고 있나. 후안 호세 다보브 전 세계은행그룹 디렉터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북삼각지대와 미국의 첫 번째 글자를 딴 ‘HUGE산업협회’는 지난 3~5년간 미국 기업에 납품하는 공급망을 구축해 1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또한 도로와 항만, 공항 등을 건설하거나 미국의 천연가스를 북삼각지대로 운송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유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멕시코 국제문제협의회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도 기술돼 있다.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미국의 철도 및 해운을 통해 상업적으로 연결한다는 비전과 잘 들어맞는다.
"일자리가 불법이민 해법"
현재 미국은 국경 질서를 회복하고 보호자 없이 들어오는 미성년 이민자 문제를 처리하는 게 당면 과제다. 대규모 이민은 모두 기회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 사람들의 정서와 달리 집 주변에 일자리가 있다면 많은 이민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약해질 것이다. 그 나라에 일자리를 만들면 그들은 그 나라에 남을 것이다.

중국 내 생산비용이 올라가고 노동력 이용에 대해 의문이 생기자 미국 제조업체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다. HUGE산업협회는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과의 근접성, 젊고 열정적인 노동력의 비교우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HUGE산업협회 회원사들은 노동과 환경, 기업 지배구조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과 공동 투자할 것이다. 다보브 전 디렉터는 전화 인터뷰에서 “인프라 부문에서만 약 100억달러의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선 부패한 관료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시장 중심 정책의 진전도 있었다. 온두라스 의회는 전력 시장을 개방했다. 온두라스는 송전 투자를 원하는 민간 사업자와 에너지 도매업체로부터 입찰 신청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온두라스 소비자들은 곧 경쟁을 통해 형성된 가격으로 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과거 온두라스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북중미 내 시장친화적 변화
중앙아메리카에서 미국 동부로 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큰 장벽은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이다. 선박은 미국이 건조하고 소유할 것을 규정하고 선원이 아닌 자가 미국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상품을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2017년 멕시코 국제문제협의회는 “존스법에 예외를 두면 멕시코만의 경제와 심리를 변화시키고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부지역의 공동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제개발기구는 과테말라 내 좌파 단체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지역사회가 원하는 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복수주의 헌법’을 지지한다. 지지자들은 이런 체계를 ‘분권화’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지역정치의 보스만 양산할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온두라스 등 3개국 이민의 근본적 원인인 폭력과 정부 부패 등을 해소하는 데 4년간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지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야성적 충동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이런 노력들은 결국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정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이 글은 메리 오그레이디 WSJ 에디터가 쓴 ‘Capitalism and the Border Crisis’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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