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25일 발표한 3월 넷째주 전국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2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둘째주(-0.01%) 이후 45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이번주 서울 전체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0.04%로 지난주(0.05%)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 줄었다.
고가 아파트가 모여 있고 학군 등 인프라가 풍부해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구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째주 전셋값이 한 주 만에 0.30% 급등하는 등 전세난이 극심했다. 그러나 연말·연초 이사 수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최근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강남구 전세가격 상승률은 △첫째주 0.05% △둘째주 0.05% △셋째주 0.01% 등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전셋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이번주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져 지난해 4월 첫째주(-0.01%) 이후 50주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강동구와 마포구, 종로구 등은 각각 변동률이 0.00%로 보합 전환했다. 특히 마포구는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등 대단지 입주 물량이 쌓이면서 2019년 9월 둘째주 이후 80주 만에 보합세를 보였다.
현장에선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전셋값이 내려간 단지까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학원가가 가까워 자녀 교육을 위한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전용면적 76㎡ 전세 호가가 6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보증금 최고 10억원에도 계약이 이뤄졌던 주택형이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인 지난해 6~7월 같은 주택형의 전세가 6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는 지난 2월 전셋값이 8억2000만원까지 뛰었으나 현재 호가는 6억3000만원까지 내렸다. 지난해 6~7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셋값 하락은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그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세난에 시달리다 못한 임차인들이 ‘영끌’을 통해 매매 수요로 돌아선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임차인이 신규 수요로 흘러들어오는 경우도 적어졌다.
이번주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0.13% 상승해 전주(0.17%) 대비 상승폭이 완화됐다. 과천(-0.13%) 하남(-0.22%) 성남 수정구(-0.27%) 성남 분당구(-0.02%) 용인 수지구(-0.03%) 등에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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