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들은 잇단 차량 생산을 감축하거나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미주리주 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다만 미주리주 공장에서 만드는 픽업트럭인 GMC 캐니언과 쉐보레 콜로라도 등에 한해 생산이 중단된다. 승합차 생산은 계속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GM은 또 미주리주 공장의 하반기 가동 중단 기간을 예정보다 2주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5월24일부터 7월19일까지로 중단 기간이 조정된다. 이는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를 수익성 높은 풀사이즈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GM은 사용 가능한 모든 반도체를 가장 인기있고 수요가 많은 제품 조립에 계속 활용할 것"이라면서 "풀사이즈 트럭 공장에서는 가동중단이나 생산 감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현상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줄자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대신 스마트폰, PC 등 IT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사이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급 불일치가 발생했고, 최근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반도체 공장 화재 등까지 겹쳐 공급난은 한층 심각해졌다.
GM은 앞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수차례 공장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줄여왔다. 미 캔자스주 공장과 캐나다 잉거솔 공장은 지난달 초 가동이 중단됐지만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 멈춰서 있을 예정이다. 브라질 공장과 한국 부평 공장도 반도체 수급 영향 아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뿐 아니라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일부 공장 문을 닫거나 감산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감산 계획은 없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도했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606억달러(약 69조원)의 매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