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서는 세계 조선업 역대 최대 규모인 20척을 수주했다. 이는 중형 자동차 1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1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20척을 총 2조8000억원에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마린이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초대형 수주 계약을 앞두고 삼성중공업은 중국 후동중화조선, 일본 이마바리조선 등과 경합했다. 업계에선 한국과 중국이 물량을 절반씩 나눠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싹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연료 절감기술(Energy Saving Device)과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이 탑재된 스마트 선박이다. 오는 2025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총 42척, 51억 달러(5조7000억원)를 수주했다. 이번 초대형 계약으로 단숨에 올해 목표(78억 달러)의 65%를 달성했다. 작년 11월말에서야 30%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수주잔고도 258억 달러로 늘어나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들어 해상 물동량 회복, 운임 인상 등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되면서 컨테이너선과 원유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장 조사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2000TEU급 이상(네오파나막스급) 대형 컨테이너선 총 66척 중 삼성중공업이 절반(34척, 52%)을 수주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중공업도 아시아 소재 선사와 6371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5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액의 33.5%를 채웠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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