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3조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회사채 발행을 통해서도 최대 3000억원을 더 조달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중반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1년6개월, 2년, 3년으로 나누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채권 발행준비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지난 12일 유상증자로 3조3159억원을 확보한 것을 고려하면 재무구조를 추가로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증자로 마련한 자금 중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제외한 1조8160억원을 올해 만기를 맞는 차입금을 갚는데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5조2642억원, 부채비율은 634%다.
채권시장에선 대한항공이 큰 어려움 없이 목표로 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생존에 성공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수요가 급감한 여객 대신 화물운송에 집중하고, 강도 높은 비용절감을 통해 23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몸집을 불린 효과를 본격적으로 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비우량 회사채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올 들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두산인프라코어, 한신공영, 한진칼, DB캐피탈 등 BBB급(신용등급 BBB-~BBB+) 기업이 모두 모집액 이상의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덟 번째로 높은 BBB+’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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