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25년간 전략적 관계" 협정 체결…'반미동맹' 강화

입력 2021-03-27 23:49   수정 2021-04-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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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중국이 향후 25년간 정치·경제·무역분야 협력을 약속하는 장기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간 협력관계를 강화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과 중국 양측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각각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란이 중국에 에너지 공급, 중국은 이란에 투자 늘릴 듯
이란은 이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주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에서 이란의 역할을 키우는 게 이번 협정의 주요 내용"이라며 "양국간 관계를 새로운 전략적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이란이 중국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싼 값에 공급하고, 대신 중국은 이란의 에너지·운송·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에 대거 투자하는 내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공개된 협정문 초안을 인용해 "이란산 원유를 중국에 장기 공급하는 내용이 협정문에 담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초안엔 중국이 이란에 석유·가스·재생에너지·원자력 인프라 사업에 투자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번 협정은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부터 추진됐다. 당시 양국은 양국간 무역량을 향후 10년간 기존 대비 10배 이상 늘리기로 합의했다.
中 왕이 "이란은 이제 전략적 동반자"
중국은 지난 수년간 이란과 관계 강화에 열을 올려왔다. 경제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선을 확보하는게 중요해서다. 중국은 이란을 중동 일대 교두보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이란과 미국간 관계가 일부 개선되더라도 중국과 이란간 동맹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왕 장관은 "양국은 이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며 "당장의 상황에 영향을 받는게 아니라 영구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기존 정책을 재고해 이란핵합의에 복귀하려 하는데, 중국은 이를 환영하는 바"라고도 말했다. 이어 "이란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주체적으로 결정한다"며 "전화 한 통에 입장을 바꿔버리는 일부 국가와는 다르다"고 했다.

왕 장관은 전날 이란에 도착했다. 협정 서명식 전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동하고 이란핵합의,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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