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이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적 역량 고도화다. 경남은행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 ‘D-IT 내부 혁신 TFT’라는 별도 조직을 구축했다. 이어 지주와 공동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디지털 역량 강화 로드맵은 1단계 디지털 직무연수 필수이수 과정, 2단계 디지털 혁신리더 양성 과정, 3단계 디지털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짜여 있다.
경남은행은 이 가운데 2단계 디지털 혁신리더 양성 과정을 BNK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추진하며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3년간 300명의 디지털 혁신리더 선발을 중장기 계획 목표로 정하고 예비 디지털 혁신리더 50명에 대한 담금질을 지난 17일부터 시작했다.
‘경남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동력’이라는 역할과 임무가 부여된 이들 예비 디지털 혁신리더는 5월 20일까지 10주간 80시간에 달하는 심화 교육을 받는다. 단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실무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데이터 분석, 디지털 비즈니스 기획, 채널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지털마케팅 등 커리큘럼도 다채롭다.
2단계 디지털 혁신리더 양성 과정에 맞춰 1단계 디지털 직무연수 필수이수 과정과 3단계 디지털 전문가 양성 과정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디지털 직무연수 필수이수 과정은 디지털 전환 의 기초를 잡고 토대를 다지는 단계로 경남은행 전 직원이 대상이다. 직급별 필수이수 과정 중 하나로 디지털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기본 교육이 이뤄진다.
3단계 디지털 전문가 양성 과정은 디지털 전환의 중추가 될 핵심 실무자를 보강하는 단계로 추진된다. 디지털 혁신리더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사내 자격을 획득한 디지털 혁신리더 가운데 최적화된 적임자를 엄선, 디지털 분야별로 최고급 과정을 3년간 집중 지원해 정예 디지털 전문가를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신태수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디지털 역량 강화 로드맵은 단순히 직원들의 디지털 이해를 넓히는 차원이 아니라 경남은행의 미래 생존을 위한 변화와 실행방안을 고민하고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선발된 디지털 혁신리더들은 경남은행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파일럿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관련 시스템과 서비스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경남은행은 수년 전부터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착실히 구축하며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여왔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과 금융을 융합해 미래형 영업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디지털브랜치’가 구축된 미래형 영업점은 생체인증(지정맥), 디지털사이니지 등 미래에 일상화될 다양한 금융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금융앱도 ‘BNK경남은행모바일뱅킹’이라는 새 이름으로 전면 개편했다.
BNK경남은행모바일뱅킹 앱은 고객의 사용 패턴과 의견 등을 적극 반영해 최신 보안기술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사용성이 개선됐다.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업무가 가능한 풀뱅킹서비스다.
여신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업여신 자동심사승인 시스템을 도입하며 디지털 거버넌스를 확립 중이다. 사람이 일일이 평가하고 심사하던 기업여신업무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신속하고 정확한 심사를 통해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기업에 혜택과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서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 차질이 빚어지자 지주 및 계열사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권 획득이 난망시됨에 따라 마이데이터사업 허가권을 가진 사업자와 제휴해 통합조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차선책으로는 마이데이터사업과 무관하게 오픈뱅킹서비스를 활용한 계열사 통합조회서비스 제공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기범 디지털전략부장은 “금융 변화 대응과 지역적 한계 극복을 위해 디지털금융 관련 시스템과 서비스 전반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며 “2021년에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금융 고도화가 한층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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