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이어 김상조까지…靑 정책실장 '부동산 수난사'

입력 2021-03-29 13:47   수정 2021-03-29 15:04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이 29일 경질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실장들의 '부동산 수난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임대차 3법' 시행 전 전셋값 올린 김상조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실장을 경질하고 이호승 경제수석을 신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상조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이른바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청담동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청산'을 임기 말 핵심 추진과제로 천명한 가운데 지난해 정부·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건 임대차 3법을 청와대 핵심인사가 법 취지에 반하는 행보를 취했단 이유에서다.

김상조 실장에 앞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 역시 부동산 관련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정부 정책의 콘트롤타워 성격인 정책실장이 거듭 부동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라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부동산"이라는 평가가 다시 나오고 있다.


장하성 대사는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9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부동산 급등과 관련해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는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장하성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정작 그가 강남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하성 대사의 발언 직후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강남과 비(非)강남을 의도적으로 편 가르는 금수저의 좌파적 발상"이라며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철없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같은 소리는 그만하라"고 비판했었다.
"'재벌 저격수' 아닌 '세입자 저격수'"
이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이슈에서 비교적 잠잠하던 김상조 실장마저 부동산 논란에 휩싸였다. 김상조 실장이 '30년 된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며 물욕 없는 이미지였던 만큼 야권에서는 그의 위선적 모습에 초점을 맞춰 비판을 쏟아냈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재벌 저격수'라더니 '세입자 저격수'였던 셈"이라며 "국민들 피눈물 나는 사정에도 가차 없이 임대차법 밀어붙이고, 세입자와 집주인을 편 가르고 내 집 마련의 사다리를 걷어찬 정부가 문재인 정부"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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