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와 백신을 만드는 의약품 사업부(2020년 매출 비중 90%), 그리고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 사업부(매출 비중 10%)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주력상품은 백신과 당뇨 치료제를 포함한 내분비 계통 의약품이었으나 최근에는 항암제 키트루다의 성장에 따라 항암제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암세포의 PD-L1 단백질이 T세포의 PD-1 단백질과 결합하면, 암을 공격하는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우리 몸은 암세포로부터 공격받게 된다. 키트루다는 PD-1과 PD-L1의 결합을 막아 면역시스템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돕는다.
적응증 및 병용투여 확대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머크는 키트루다로 다발성 골수종, 중피종 등 6개의 적응증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3상을 진행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 에자이의 렌비마 등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투여도 연구하고 있다.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 만료는 2028년이다. 이 때가 되면 ‘팍스 키트루다나’(키트루다가 지배하는 시대라는 뜻)도 결국 끝이 날 것이다. 머크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넥스트 키트루다’가 필요하다. 현재 진행중인 61개의 임상 2/3상 중 49개가 항암제 개발 관련 임상이며, 2018년부터 진행한 21건의 라이선스인 중 14개가 항암제 연구인 만큼 머크 역시 넥스트 키트루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머크의 파이프라인이 키트루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매출 39억달러로 글로벌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시장 점유율 94%에 달하는 가다실과 가다실9가 있다. 경쟁 제품인 서바릭스(GSK)는 2가 백신(2가지 HPV 예방)인 반면 가다실과 가다실 9는 각각 4개, 9개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때문에 효능 측면에서 높은 우위를 보인다. HPV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백신 접종 연령 및 성별 확대 등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가다실과 가다실 9의 2026년 매출은 66억달러로 예상된다.
머크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3.4%로 글로벌 제약사 피어그룹 평균 3.1%를 상회한다. 그러나 올해 예상 PER은 11.7로 피어그룹 평균 14.4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다. 견고한 키트루다의 성장성과 배당수익률 우위에도 불구하고 넥스트 키트루다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아직까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가 아직 7년이나 남았다. 머크는 넥스트 키트루다에 대한 투자도 멈추지 않고 있다. 머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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