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인줄 알고 커피에…코로나 잡으려다 사람잡은 손소독제

입력 2021-03-30 06:00   수정 2021-03-30 07:55



손 소독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으나, 사용 중 눈에 튀는 등의 안전사고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소비자원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손 소독제 관련 위해사례가 총 69건 접수됐다. 2019년 4건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위해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55건 중 40건(72.8%)이 ‘안구’에 발생한 안전사고였다. 이어 손 소독제를 삼켜 ‘신체내부-소화계통’에 위해가 발생한 사례가 11건(20.0%)이었다.

손 소독제로 인한 안구 안전사고 40건 중 24건(60.0%)은 만 14세 이하 어린이에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엘리베이터 내에 설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다 눈에 튀거나 손에 손 소독제를 묻히고 장난을 치다 눈을 비벼 손상을 입은 사례 등이었다.

손 소독제를 삼켜 소화계통에 위해를 입은 사례 11건 중 6건(54.5%)은 ‘만 15세 이상’ 이용자가 커피전문점에서 손 소독제를 시럽으로 오인하여 음료에 넣어 마시거나, 포 형태의 손 소독제를 음료 또는 젤리 등으로 착각해 섭취한 사례였다. 나머지 5건(45.5%)은 ‘만 5세 미만 영·유아’가 가정에서 손 소독제를 빨거나 삼킨 사례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정에서는 손 소독제를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게 보관하고 가급적 물과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좋다”며 “캐릭터가 프린트된 파우치 형태의 손 소독제가 어린이 음료로 오인될 우려가 있어 자발적으로 리콜한 해외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손 소독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용기 및 디자인의 제품 구입을 피할 것 △손 소독제를 바른 후에는 양손을 충분히 비벼 완전히 건조시킬 것 △손 소독제는 인화성이 있으므로 사용 직후에는 촛불을 켜거나 전기용품을 만지는 행위를 피할 것 △내용물이 눈에 들어갔을 경우 즉시 물 또는 식염수로 세척 후 병원 진료를 받을 것 등을 당부했다.

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위생용품 사업자정례협의체의 손 소독제 제조·판매사들은 용기의 내용물 배출 위치와 각도를 변경하고 어린이 관련 주의사항을 강화 등 선제적인 안전조치를 이행하기로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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