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中企 근로자 주택공급 확대"…吳 "내곡동 땅 측량서류 공개청구"

입력 2021-03-29 17:27   수정 2021-03-30 01:28

4차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2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소상공인들을 만나 현장 점검에 나섰다. 중소기업 장기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 계획도 내놨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이 서울 내곡동 처가 땅 측량에 동참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오 후보의 우세 분위기를 투표장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재난지원금 점검 나선 朴
박 후보는 이날 서울 길음동 삼부아파트 상가를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 등 상인들의 어려움을 들었다. 이날부터 지급이 시작된 소상공인 대상 재난지원금 안내 문자 수신 여부를 확인하면서 지원금 신청도 독려했다. 박 후보는 “4차 재난지원금이 전달되면 소상공인들이 보릿고개를 넘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재난지원금에 더해 위로금 10만원을 서울시민에게 디지털화폐로 지급해 소비진작 효과를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재난지원금 집행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공약인 재난위로금 10만원까지 홍보에 나선 것이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중소기업 장기 재직 근로자를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길음역사거리에서 진행한 선거 유세에서 “현재 주택 특별공급 중 기관 추천 유형으로 배정되는 중소기업 근로자 물량 2%를 5%로 확대하겠다”며 “제도가 잘 정착되면 1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오 후보가 ‘부동산 심판론’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자 중소기업 근로자 대상 주택 공급 확대 카드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상황을 뒤집어야 하는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특혜 의혹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 후보의 거짓말 스무고개가 바닥나고 있다. 2005년 6월 내곡동 땅 측량 당시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이 오 후보가 현장에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온 국민이 부동산에 분노하는 마당에 시장이 된다는 분이 해명되지 못하는 부동산 의혹을 안고 있다는 것은 엄정한 심판을 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오 후보의 부동산 특혜 의혹에 화력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吳, 유세 나서지 않고 TV 토론 준비
오 후보는 내곡동 의혹을 적극 반박하는 동시에 부동산 정책 실패를 고리로 한 정권심판론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내곡동 땅 측량에 자신이 참여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며 “서류가 제일 정확하다. 서류가 나오면 그것으로 해명이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측량하는 곳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은 제가 LH 사태처럼 정보를 얻어 영향력을 행사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느냐 여부”라며 “(민주당은) 해명 과정에서 했던 이야기 중에 다른 것이 나타나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본격적으로 ‘집토끼’를 결집시키며 표 단속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부각되며 2030세대가 오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나자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사전투표도 본투표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라며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정권 심판에 앞장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등 회의 참석자들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의미에서 ‘2번에 사전투표’ ‘투표하면 바뀝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날 오 후보는 TV 토론 준비로 현장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유세를 했다. 안 대표는 연설에서 “이번 정권을 잘 표현하는 단어 두 가지는 바로 무능과 위선”이라며 “심판하려면 기호 2번 오세훈 후보를 찍어주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지원사격 범위를 더 넓혀 다음달 1일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선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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