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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영향으로 소액주주들이 급증한데다 감사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탓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주총을 진행한 휴림로봇은 신임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의결 정족수 미달 때문이다. 코맥스 역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재선임하는 데 실패했다. 이 밖에도 한국전자인증, 위더스제약, 인피니트헬스케어, 티플랙스, 매커스 등도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이번 주총에서 감사를 선임하지 못했다.
감사위원은 이른바 기업의 감시자다. 재무 전략부터 경영 계획까지 기업의 기밀사항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영업에 관한 사항을 보고받거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 원래 감사위원은 이사회에서 선정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상법이 개정되면서 감사위원 한 명은 이사와 별도로 선임하게 됐다. 특히 이사회에서 분리되는 감사위원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되는 3% 룰이 적용된다.
대주주를 견제하고 기업 경영을 잘 감시하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주총 참여가 저조한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이 때문에 감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한 기업들의 경우 일단 기존 감사위원에게 직무 대행을 맡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총에서 감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는 기업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사 2029곳의 정기 주총 결과를 보면, 전체의 16.8%인 340곳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에 따른 안건 부결이 나왔다. 이 중 간사 선임 안건이 315건으로 92.6%를 차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3%룰이 완화되지 않는 한 매년 주총 때 감사 선임 대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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