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채 온몸에 멍" 8살 딸 학대 살인 '친모·계부' 구속

입력 2021-03-30 10:37   수정 2021-03-30 10:39


8살 딸을 학대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다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20대 계부와 친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희경)는 "지난 29일 살인,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씨(27)와 친모 B씨(28)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검거 당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돼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훈육 차원의 체벌은 있었으나, 사망 당일 체벌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 부부는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 행위로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살인에 대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경찰은 이들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달 11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A씨 부부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보강 수사를 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양(8)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사건 당일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119 도착 당시 C양은 턱에 열상과 얼굴, 이마, 다리에 멍이 든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C양은 소방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온몸 여러 부위에 손상이 있다. 뇌 손상 여부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밝혔다.

C양은 사망 당시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몸무게가 또래보다 10㎏가량 적은 15㎏ 안팎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훈육 목적으로 말을 듣지 않을 때 플라스틱 옷걸이를 이용해 때리거나 체벌 대신 밥을 주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학대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숨진 C양의 오빠 D군(9)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계부의 폭행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 부부는 C양이 골종양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국민건강보험 기록상 C양은 골종양 진단을 받은 적이 없으며 관련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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