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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과 시흥 아파트값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땅 투기 논란 등으로 3기 신도시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매수 수요가 잠시 주춤했지만, 정부가 지난 29일 예정된 신규택지 공급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수요가 늘고 있다. 사전 청약을 위한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인근 전셋값도 크게 오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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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토교통부는 시흥시 과림동·금이동 및 광명시 광명동·옥길동·노온사동 등 일대 1271만㎡ 규모 3기 신도시를 조성해 주택 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먼저 3기 신도시로 발표한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고양 창릉 등보다 큰 규모다. 최근 LH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흥신도시 인근 토지에 투기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신규 택지를 발표하기 전 공직자의 땅 투자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문제가 없는 입지만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예정된 입지는 모두 발표하는 것으로 정리한 모양새다.
이 지역은 지하철 1·2·7호선, 신안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제2경인선 등 교통 대책을 비롯해 각종 인프라 조성에 따른 기대감도 크다. 이에 인근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주(한국부동산원 통계·22일 기준) 시흥 아파트값 상승률은 1.09%로 급등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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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과 함께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광명 집값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광명 대장주로 꼽히는 철산동 ‘철산센트럴푸르지오’는 전용 84㎡ 아파트가 지난 1월 13억원에 실거래된 후 호가가 15억~16억원까지 치솟았다. 서울 강북 인기 아파트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호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거래량은 점점 더 느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해보면 지난달 광명과 시흥 아파트 매매거래는 전월 대비 각각 46.8%와 54.1% 많아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 1만9894건으로 전달 보다 5.0%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신도시 지정 취소 여론이 여전한 점은 변수다. 국토교통부와 LH는 3기 신도시 조성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난관이 한두 개가 아닌 상황이다. 먼저 3기 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정부와 LH의 토지수용 보상 절차를 믿지 못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신도시 원주민에 대해선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LH 직원들은 사전에 개발정보를 빼돌려 100억 원대 땅 투기를 했다”며 “3기 신도시는 백지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2·4대책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낸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시한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명·시흥 지역의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절반을 넘어섰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추가지정을 철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57.9%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 적절하다’는 적극적 의사 표명도 43.4%로 나타났다.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34.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1%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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