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의 실험실인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 보고서는 공개 일정이 너무 빨라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가 연구실에서 발원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회원국 대상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전문가팀에 임무를 추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전문가 조사단이 실험실 유출설은 가장 가능성이 낮은 가설이라고 결론지었지만, 이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단이 중국을 방문한 동안 각종 자료 원본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 사례를 따져보려면 적어도 2019년 9월부터 자료를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며 "WHO는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WHO 조사팀은 지난 30일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WHO의 중국 우한 현지 조사가 끝난 지 48일 만이다. 조사팀은 코로나19가 박쥐 등에서 중간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이번 WHO의 발표는 기존 가설을 정리해 제시했을 뿐 결정적인 내용을 담지 못했다는게 외신들의 지적이다. AP통신은 "WHO 보고서엔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 거의 없었다"며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4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가 지연된 것과 원자료 접근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피터 벤 엠바렉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장은 "보고서에서 중요한 내용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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