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치 철학과 행정 철학이 맞지 않더라도 박원순이 시작한 건 마무리하고 지속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너무 많은 재원이 투입돼 뒤집으면 행정의 연속 선상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오 후보는 "후임 시장(박원순)이 들어와서 아무런 고민도 없이 대형 시책사업들을 뒤집는 것을 보면서 정말 시민들께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했다"며 "저렇게 죄의식 없이 일 처리를 쉽게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 경전철 사업을 꼽았다. 오 후보는 "제가 (시장 시절) 7개 노선을 시작해 놓고 나온 사업인데 이걸 전부 (박원순 전 시장) 취임 초에 전혀 고민도 없이 취소했다"며 "이런 식의 행태가 도시 건축 모든 분야에서 일어났다. 잘못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통사각지대에 경전철까지 놓게 되면 정말 훌륭한 대중교통 시스템이 된다"라며 "이것을 대책없이 취소했다가 3~4년 후에 깨달은 것이다. 큰 실수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오 후보가 시장 시절 추진된 경전철 사업은 박 전 시장이 당선된 이후 예산을 이유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2013년 서울시에서 각 노선별 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다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오 후보는 "(박 전 시장 정책과 관련)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비등해서 도저히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이 아니라면 계속해서 시행하겠다는 다짐을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시장의 성범죄가 발생한 원인과 관련 오 후보는 "박원순 시장은 10년 정도 지속하다 보니 생긴, 한마디로 권력 집중으로 제어되지 않는 권력의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선되는 걸 전제로 말하면, 시의회의 90%가 민주당"이라며 "시의회 때문에 꼼짝달싹 못 하고 교착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25개 중 24개 구의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며 "이 상태에서 과도하게 비대화 된 서울시장의 권력을 고민하는 것은 제게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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