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한국 공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를 잇겠다는 계획이다. 위기감이 커진 토종 OTT 사업자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MAU)는 1001만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4524명)보다 113% 증가했다. 토종 OTT인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왓챠' 등 5개 플랫폼을 모두 합쳐야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인들은 돈을 내고 콘텐츠를 보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깨고 넷플릭스가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글로벌 OTT 공룡들의 국내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디즈니·마블·스타워즈 시리즈 등 오리지널 콘텐츠만 8000여편에 달해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디즈니플러스는 올 하반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애플의 TV 플랫폼 '애플TV 플러스'와 영화 매트릭스, 배트맨 시리즈 등을 제작한 '워너 브라더스', 왕좌의 게임 등 글로벌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HBO 콘텐츠를 보유한 'HBO맥스'도 한국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업체들이 국내 OTT 시장을 적극 노리는 것은 국내에서 이 시장이 가파르게 크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OTT 시장 규모는 지난해 7800억원 수준까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영상물 시청 행태도 변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인원의 41.4%가 '이제는 집에 굳이 TV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얼마든지 다양한 방송 콘텐츠 및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점차 TV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실제 같은 설문조사에서 '집에서 TV로 방송을 시청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 것 같다'고 응답한 비중은 2015년 38%에서 올해 61.5%로 크게 증가했다.
기존 사업자들은 올해 경쟁의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3300억원을 투자한 1위 넷플릭스는 올해 5600억원을 쏟아부어 한국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토종 OTT인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즌'을 운영 중인 KT는 오는 2023년까지 원천 지적재산권(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KT의 투자 규모가 4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은 오는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과 OTT 강화에 4000억원을, 카카오TV는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로 OTT 시장에 진출한 쿠팡 역시 올해 1000억원 가량을 OTT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