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신용 B급 취급받던 대우건설, 회사채에 다섯배 투자금 몰리며 흥행

입력 2021-04-01 11:03   수정 2021-04-01 11:05

≪이 기사는 04월01일(09: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의 회사채 발행에 모집 예정금액 100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7월과 9월 회사채 공모에서 잇따라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지 6개월만에 재도전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무보증 회사채 3년 만기물 1000억원 발행을 예정하고 이날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 579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다음달 8일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우건설은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낙찰 금리도 개별민평금리보다 1.6%포인트나 낮은 수준에서 물량이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은 'A-'지만 개별민평금리는 최근까지 연 3.8%를 넘나들었다. 같은 A-기업 회사채 평균 금리인 연 2.5%보다 1.3%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으로 BBB 등급에 가까운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9월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을 때에도 10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을 정도였다. 대우건설은 당시 절대금리로 연 2.8~3.8%의 비교적 높은 희망금리를 제시했음에도 기관들이 외면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쇼크가 오면 건설사들은 아무리 우량해도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 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이 예상보다 덜했고 지난해 실적도 대폭 개선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 당기순이익 2826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말 대비 40%포인트 이상 감소한 247.6%로 내려왔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1월엔 사모 시장에서 3년물과 5년물 회사채 총 11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시키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주택부분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대우건설 매출 예상치가 올해 9조8000억 원, 2022년 12조3000억 원, 2023년 13조6000억 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국에서 주택 3만3000여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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