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가 1일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를 유세차에 올려 연설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에 오른 한 20대 대학생이 전직 당직자였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은 지 하루 만에 또 문제가 됐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오거리에서 집중유세에 나섰다. 유세차에는 청년 지지자 6명도 함께 자리했다. 박영선 후보가 유세차에 오르자, 사회를 맡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먼저 지지 연설을 듣겠다. 먼저 이분은 생애 첫 투표자"라며 대기하고 있던 강모군을 소개했다.
그러나 마이크 앞에 선 강군은 "저는 정청래 의원 지역구에 산다. 생애 첫 투표라고 소개받았지만 저는 18살, 2004년생이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전 투표권도 없고 입당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박영선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이어 강군이 "중학생 때 사회 교과 선생님이 '투표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이라고 말을 이어가자, 전용기 의원은 귓속말로 "지지한다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강군은 "죄송합니다"라고 잠시 멈칫했지만, 곧이어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최악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최악의 후보가 과연 누굽니까"라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이름을 연호하도록 청중을 유도했다.
전용기 의원이 계속 발언을 자제토록 하자, 강군은 "그만하시라고 하신다. 죄송하다"고 한 뒤 발언을 마쳤다. 전용기 의원은 "더 많은 사람 얘기를 들어봐야 해서 마무리하겠다. 고등학교 졸업한 청년 얘기 들어보자"라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공직선거법상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위법 논란이 불거진 대목이다.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사전 검토 없이 현장에서 올린 게 실수였다. 현장에서 지지자 나이가 제대로 확인 안 됐던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고2라는 발언에 당황해 지지한다는 말까지는 하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틀 연속 연설에 나선 지지자 관련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선 "실수였고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세 지지자들 신원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 "이날 있었던 일과 관련해 선관위 측 조사 요청이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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