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비트코인보다 가격 등락 폭이 훨씬 큰 코인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트코인을 뺀 모든 암호화폐를 ‘알트코인’이라 부른다. 증시에 비유하자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는 비트코인은 ‘대장주’, 알트코인은 ‘소형주’로 볼 수 있다. 기술 검증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알트코인에 무리하게 돈을 넣는 것은 사실상 투기 내지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4시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 아니었다. 대중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메디블록(1조8209억원), 마로(1조5184억원), 도지코인(9269억원), 비트토렌토(9092억원), 휴먼스케이프(7971억원)가 상위권을 휩쓸었고 비트코인(7210억원)은 6위였다. 가격이 하루 만에 많게는 50% 넘게 오르내리며 널뛰기를 했다.
거래 중단이 예고된 알트코인에 투자금이 몰려드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한 코인을 주기적으로 골라내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린토큰, 코르텍스, 바이텀 등은 업비트에서 지난달 31일 상폐가 이뤄지기 직전 극심한 등락을 보였다. 한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된다고 코인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시장 가치’는 떨어진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알트코인은 기술적 취약점 등이 검증되지 않았고 시장성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오직 비트코인만 담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트코인 투자자들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도 투자에 나선다. 한국 투자자는 유독 알트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100개 넘는 코인을 무더기로 상장시켜 ‘판’을 깔아놓은 상당수 거래소의 관행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암호화폐로 넘어온 사람이 많다”며 “단기 수익률만 바라보는 투자가 과열되는 현상은 업계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