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반(反) 쿠팡 연합에 '무료배송' 카드로 선공에 나섰다. 기존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한시적으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채운 쿠팡이 신세계그룹(이마트)과 네이버가 손잡고 출범한 반 쿠팡 연합에 '한시적 완전 무료배송'이란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캠페인 홍보를 위해서도 창업 초기 광고모델인 가수 비를 10년 만에 재기용해 마케팅전에 힘을 싣고 있다.
쿠팡은 한정 기간 ‘로켓배송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캠페인이 지속되는 기간 월 2900원의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도 쿠팡이 사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상품을 대상으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의 신청 없이 이벤트 기간 '로켓배송', '로켓와우', '로켓직구' 마크가 붙은 모든 상품에 무료배송 캠페인이 적용된다.
쿠팡은 캠페인 홍보 효과를 더하기 위해 가수 비 모델로 기용해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쿠팡은 "영상 속 비의 입을 통해 배송비 시대의 종식을 선언한다"며 "이번 캠페인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최저가를 검색했지만 막상 주문을 하려고 보면 배송비가 추가돼 더이상 최저가가 아니었다는 소비자들의 경험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이 내부 직원들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구매가격의 평균 10%에 해당하는 배송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쿠팡이 자체 고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구매 확정 전 배송비를 확인하는 등 배송비에 민감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10명 중 8명(76%)꼴로 배송비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쿠팡이 앞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물류 부문에 투자하는 동시에 마케팅에도 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첫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 결정으로 전북 완주 지역 신규 물류센터 설립에 1000억원 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무료배송 마케팅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상장 당시 "(뉴욕증시 상장의)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라며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게 만들겠다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 성공한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마케팅전은 반 쿠팡 연합군 출범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유통 공룡' 신세계는 '포털 공룡' 네이버와 '혈맹'을 맺었다.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공략을 위한 연합군을 결성, 반 쿠팡 전선을 펴고 나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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