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암을 예방·치료하는 백신

입력 2021-04-04 18:13   수정 2021-04-05 00:06

백신의 사전적 정의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병원체를 처리해 약하게 만든 뒤 인체에 주입하거나, 인체가 항원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도록 적절히 처리한 단백질 또는 핵산을 인체에 투여해 그 질병에 저항하는 후천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물질이다.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비교적 가벼운 감염을 일으키는 우두 바이러스가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시킨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시작된 우두 접종이 전염병 관련 최초로 개발된 백신이다. 우두가 최초의 예방접종이었기 때문에 백신이라는 단어는 ‘소’를 뜻하는 라틴어 ‘vacca’에서 파생돼 만들어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백신이 개발, 접종되고 있다. 전통적인 백신은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항체를 생성해 병원체와 싸우도록 하지만, 암 예방 백신은 면역체계를 자극해 암을 유발하거나 암 발생을 돕는 바이러스를 공격하게 해 감염을 예방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암 예방 백신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과 B형간염 백신 두 가지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자연 소멸되지만, 이 바이러스의 일부 유형 감염으로 자궁경부암, 남성 성기나 항문 주위의 암, 편도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인간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인간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등 관련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간암은 2017년 국내 전체 암종 발생 중 6위를 차지하고 있고, 간암에 의한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0.7명으로, 암종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2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원인 간질환으로는 B형간염이 6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 백신은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 간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B형간염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암 치료 백신은 암 예방 백신과 달리 면역체계가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백신인데, 기존의 암 면역치료가 발전한 개념으로 대부분 임상시험 단계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암 치료 백신은 암세포, 암세포의 일부, 또는 항원으로 이뤄져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것을 돕는다. 이처럼 백신은 감염병 예방을 넘어 암 예방과 치료의 영역까지 확대 발전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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