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4차 유행 갈림길…이대로 가면 확진자 1000명 넘을 수도"

입력 2021-04-04 17:47   수정 2021-04-05 01:01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닷새 연속 500명 넘게 나오면서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생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번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기준을 격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3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543명 늘었다고 4일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 연속 500명대를 이어갔다. 닷새 연속 500명대 기록은 지난 1월 13~17일 이후로 약 3개월 만이다.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양성률도 2.73%로 급등했다. 직전일(2일)에는 1.31%였다. 주말을 맞아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는데도 500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지난 1년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현재의 상황은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지금 우리는 4차 유행이 시작될지 모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행이 다시 확산하면 짧은 시간 내에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봄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난 데다 재·보궐선거 등 인파가 몰리는 행사가 예정된 점 등을 들어 4차 유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도 “4차 유행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며 “일일 검사 양성률이 지난주부터 높아지고 있는 만큼 숨겨진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4차 유행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신규 확진자의 70~80%는 수도권에서 나왔지만, 지금은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 기준 비수도권 확진자는 203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방역당국은 5일부터 기본방역수칙을 어기면 과태료를 물리는 등 방역지침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스크 착용, 출입명부 기입 등을 지키지 않으면 사업주는 최대 300만원, 이용자는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출입명부에 방문자 전원의 연락처를 적지 않고 대표자만 쓰는 경우에도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식당이나 카페가 아닌 실내시설에선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권 장관은 “현장 점검에서 적발된 업소는 엄벌에 처할 것”이라며 “위반 사례가 많이 나오는 업종에 대해선 집합금지를 시행하거나 운영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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