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같다", "혼혈같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잘생겼다"로 오역됐다. 아시아 혐오가 세계적인 화두가 된 가운데 3년 전 오역된 tvN '윤식당' 시즌2(이하 '윤식당2')까지 불똥이 튀었다.
2018년 방송된 tvN '윤식당2'는 스페인 테네리페 섬 가라치코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콘셉트로 방송됐다. 가라치코는 '유럽의 하와이'로 불리는 대표적인 휴양지로, 촬영지 특성상 '윤식당2'에 출연한 손님 대부분도 유럽 출신 백인이었다.
문제는 '윤식당2'에서 손님들이 했던 "게이같다", "혼혈같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잘생겼다"로 오역된 것. 더욱이 해당 장면이 클립으로 제작돼 유튜브에 공개됐고, 유학생과 현지 언어에 능통한 교민들을 중심으로 오역에 대한 지적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자신을 독일 유학생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여기 게이 한국 남자들이 있네'가 어떻게 '잘생긴 한국 남자들이 있네'로 번역될 수 있냐"며 "이곳에서 흔히 겪는 인종차별을 이런식으로 보니 더 화난다. 비아냥 거리는 거고, 유머도 아니다. 해도 되겠다 싶어 하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유학생도 "이서진에게 게이라 한것"이라며 "잘생겼다고 하지 않았다. 나쁜 놈이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이서진에게 "혼혈일 것"이라고 말한 출연진의 태도를 문제삼으며 "유럽에서 '혼혈이냐'고 묻는 건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며 "아시아인은 못생겼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 중인 걸 알고도 저러니 평소엔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하겠냐"고 한탄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아시안 혐오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혐오 범죄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윤식당2'의 오역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다만 방송에 대해 어떠한 입장이나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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