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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 19.08%에 달해 2007년(22.7%) 후 14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반발이 거세다. 주민 불만이 커지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검증에 나섰다. 이 결과 서울 서초구에선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높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제주도에선 공동주택 7가구 중 1가구의 공시가격이 잘못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초구에선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높게 책정된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서초구에서 이뤄진 공동주택 매매거래(특수거래 제외) 4284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100%를 넘는 경우가 136가구로 전체 거래의 약 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실화율 90% 이상은 208가구(4.8%)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국 평균 현실화율은 지난해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70.2%다.
서초동 A아파트 전용면적 80㎡는 12억6000만원에 손바뀜했으나 올해 공시가는 15억3800만원으로 책정돼 현실화율이 12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배동 D아파트 전용 261㎡는 실거래가(10억7300만원) 대비 공시가(13억6000만원) 현실화율이 126.8%를 기록했다.
같은 아파트 내 같은 면적의 주택형인데도 공시가 상승률이 달라 종합부동산세 부과 여부가 엇갈린 사례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훼밀리’ 101동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3.96% 오른 8억8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같은 단지 102동 전용 84㎡ 공시가는 지난해 대비 29.59% 오른 9억6700만원으로 산정돼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원을 넘겼다.
임대아파트 공시가가 인근 분양아파트 공시가를 넘어선 경우도 있다. 서초구 우면동 ‘LH 5단지’ 임대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공시가가 지난해 대비 무려 53.9% 상승해 10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인근 ‘서초힐스’ 전용 84㎡ 공시가는 26.9% 상승해 9억8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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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도 같은 단지에서 한 개 동만 공시가격이 상승하거나 같은 동 내 특정 라인만 공시가격이 올라간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했다. 같은 단지 다른 동의 공시가격 상승률 차이가 최대 30%포인트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원 지사는 “동별 배치와 가구별 특성 등에 따라 공시가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작년 대비 변동률이 제각각인 것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펜션 등 숙박시설을 공동주택으로 조사한 경우도 있다. 제주공시가격 검증센터 조사 결과 총 11개 공동주택은 주택이 아니라 숙박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 지사와 조 구청장은 정부에 부동산 가격 공시에 대한 결정권을 각 지자체에 넘기고, 시범 지구로 제주도와 서초구를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보도설명 자료를 내고 “공시가격은 전년 말 기준 시세를 토대로 산정하며, 주택형 등 특성이 다른 주택을 같은 것처럼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초구 일부 단지의 특정 실거래가격을 전제로 현실화율이 90%를 넘는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적정 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70~80%대 수준”이라고 했다.
신연수/장현주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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