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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를 두고 여야 모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투표가 평일에 치러지는 만큼 최종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층 비율이 높은 2030세대 민심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요인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내곡동 땅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네거티브 여론전이 ‘블랙아웃’ 기간 얼마나 표심을 흔들었을지를 두고서도 양측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50%를 기준점으로 잡고 그보다 낮을 경우 양측의 팽팽한 고정지지층의 대결이 되겠지만, 그보다 높으면 정치 중관여층·저관여층의 의사가 중요해진다”며 “현재 중관여층·저관여층은 오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아 50%가 넘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반대 해석도 나온다. 열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는 ‘샤이 진보’가 투표장에 결집해 투표율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30 부동층 비율이 높은 이유는 그동안 정부·여당을 지지했던 청년 중 상당수가 현 정권에 실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도 선뜻 야권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청년층 지지율이 높은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2030 부동층 민심이 최종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가 막판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 청년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는 연일 교통비 지원과 ‘반값 데이터’ 등 파격적인 청년 공약을 내놓고 있다. 오 후보도 유세 일정의 대부분을 청년 주제에 할애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같은 네거티브 공세가 민주당의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계속 네거티브만 쓰고 있는데 유권자의 수준은 높고, 속을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며 “별로 신경 쓸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야당 일각에선 정치혐오를 느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염려하고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중도층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염증을 느껴 투표를 포기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정권심판 바람이 불어 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정치혐오’ 정서가 팽배해질수록 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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