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조…기업 자금조달 불붙었다

입력 2021-04-05 17:30   수정 2021-04-06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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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두산인프라코어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1500억원을 모집했지만 청약자금은 10억원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자마자 기류가 확 바뀌었다. 지난 2월 1100억원 모집에 2860억원의 돈이 밀려들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3조3159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시켰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쉽지 않다고 봤지만 순식간에 완판됐다. 대한항공은 거기에 더해 이달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시장 ‘뭉칫돈’이 기업에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관투자가들이 꺼리던 BBB급 회사채는 나오자마자 팔리고, 공모주와 증자에도 앞다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를 노리고 실탄을 채워두려는 기업과 경제 회복 기대로 한발 앞서 투자처를 찾으려는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맞물리면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역대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기업이 공시한 주식 발행(신주 기준) 규모는 12조478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이던 2011년(12조9081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채권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1분기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18조5320억원이었다.

기업들 행보도 달라졌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영향으로 몸을 잔뜩 움츠렸지만 올해는 두둑해진 지갑으로 신사업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 유진기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하던 한화시스템은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해외 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레미콘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던 유진기업은 지난해 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김진성/김은정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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