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나라곳간…올해 국가부채 2000조원 넘는다

입력 2021-04-06 10:00   수정 2021-04-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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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세금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중앙정부의 채무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적자재정 기조가 계속되면서 국가부채는 2000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1985조3000억원으로 기존 최고치이던 전년보다 241조6000억원 늘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확장재정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국가부채는 20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 연금 지급액을 감안해 미리 부채로 계상하는 연금충당부채를 제외한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조7000억원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7.7%에서 지난해 44.0%로 뛰었다. 1인당 국가채무는 1410만원에서 1633만으로 200만원 이상 증가했다.

국가채무 중 819조2000억원은 중앙정부의 채무였다. 정부는 작년 4차 추경에서 중앙정부 채무를 814조9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최종 결산 결과 채무 폭이 커졌다. 반면 지방채무 잠정치는 32조원에서 27조7000억원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총액은 큰 변동이 없었다. 채무 변동은 대체로 주택 거래에 의한 것이었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라 국민주택채권 발행이 늘면서 중앙정부 채무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방채무가 감소한 것도 주택거래에 따른 취득세 증가로 채무 발행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 영향을 줬다.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1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12조원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60조원 가까이 커졌다. 다만, 정부가 작년 4차 추경을 통해 예상했던 84조원보다는 적었다. 추경 때 예상했던 것보다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국세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12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990년 집계 후 최악이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5.8%였다.

나라의 빚이 2000조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에 대해 기재부는 실제로 발생한 부채가 아닌 장부상 부채인 연금충당부채의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의 연금 지출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으로 국고채금리를 고려한 할인율,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해 계산된다. 작년 국가부채 중 절반이 넘는 1267조7000억원이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 부채이기 때문에 전체 부채 규모를 나랏빚으로 여기면 안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확정 부채를 제외한 확정 부채도 111조6000억원이나 증가해 나랏빚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대응에 따른 채무 증가폭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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