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주택토지공사) 전·현직 직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도시철도 7호선 신설역 주변 땅을 매입한 의혹을 받는 포천시 공무원 2명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달 10일 특수본 출범 후 첫 검찰 송치 사례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7일 포천시 A과장(구속)과 그의 부인이자 포천시 공무원인 B씨(불구속)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과장은 철도 건설 담당 실무부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내부 정보를 얻은 뒤 도시철도 7호선 옥정~포천 연장사업 신설역 주변에 땅과 건물을 아내인 B씨와 공동명의로 매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역 주변 땅 2640여㎡(7필지)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지난해 9월 4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같은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달 29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들과 공모해 허위로 감사 문서를 작성한 포천시 감사 담당 공무원 2명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A과장과 B씨에게 사전에 감사 문답서를 보내 답변서를 받은 뒤 마치 대면조사를 한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과장의 다른 부동산 거래내역 3건도 추가 분석 중"이라며 "토지 거래 과정에서 조세포탈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수사한 뒤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경찰의 구속 수사 대상은 A씨를 비롯해, 경기도 전 공무원 1명, LH 직원과 그 지인 등 3명으로 총 5명이다. 검찰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땅을 투기한 의혹을 받는 경기도청 전 공무원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LH 직원과 지인 등 3명에 대해서는 경찰이 6일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날 기준 땅 투기 관련 15건에 대해 24명을 수사·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선출직을 포함한 공무원 5명, LH 전·현직 임직원 6명, 임직원 13명이다. 유형별로는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 11건, 투기목적 농지매입 3건, 수용지 보상 관련 불법 알선(변호사법 위반) 1건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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