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전 판매가 호조를 나타낸 영향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이 18조8057억원, 영업이익이 1조51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7%와 39.2% 증가하면서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1조2438억원을 기록했던 2009년 2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다. 매출액도 '펜트 업(억눌린)' 효과를 톡톡히 봤던 지난해 4분기(18조7826억원)를 뛰어넘었다.
코로나19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급 가전과 TV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잠정 실적 발표인 이날 LG전자는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생활가전(H&A)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생활가전 매출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신(新) 가전의 인기와 더불어 맞춤형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이 실적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은 프리미엄급 OLED TV가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가 OLED TV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외형 확대 정책이 시장이 통했다는 평가다.
최근 '사업 철수'를 선언한 모바일(MC) 부문은 적자가 심화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LG폰에 대한 선택을 꺼려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프리미엄급 폰에선 애플과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해외 중저가폰 시장에선 중국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 수준이다. 새 먹거리 사업인 전장부문(VS)에선 적자 감소가 예상됐다. 지난해 가동 중단을 겪었던 고객사들의 사업이 재개됐고, 점차 수요 회복세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올해 전장사업에 대한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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