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차량호출·배달 서비스를 하는 그랩(Grab)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랩은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 알티미터캐피털이 보유한 스팩 중 하나와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팩은 투자자를 모집해 상장한 뒤 비상장사를 M&A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절차 없이 비상장 기업이 상장하는 효과를 내게 한다.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와 절차가 다른 서류상 회사여서 ‘백지수표 회사’로도 불린다.
그랩과 알티미터캐피털 소유의 SPAC이 합병되면 회사 가치는 35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은 합병과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 등을 통해 25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배달 서비스는 물론 금융, 결제, 쇼핑, 예약, 보험 등을 망라한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동남아의 우버'로도 불리는 그랩은 마지막으로 자금을 조달한 2019년에 150억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소프트뱅크그룹과 우버 테크놀로지스, 도요타자동차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도 2018년 8월 그랩에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 투자로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티미터캐피털은 2008년 설립된 기술주 위주의 벤처캐피털(VC)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바이트댄스 등 다양한 기술업체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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