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인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질의한 결과, 오 당선인은 박 전 시장이 10년 동안 추진해온 주요 정책 229개 중 171개(75%)를 없애거나 바꾸겠다고 답했다. 이 중 오 당선인이 “반드시 철폐해야 할 정책”으로 꼽은 박 전 시장의 ‘벽화그리기’ 도시재생사업은 이른 시간 내 좌초될 공산이 크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도 전면 재검토 대상에 오를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재구조화 작업 전 광화문광장은 오 당선인이 2009년 서울시장을 맡았던 당시 완성한 것이다.
오 당선인은 박 전 시장이 못 박은 정비사업의 층고 제한을 현행 35층에서 50층까지 완화할 방침이다. 이 규제가 풀리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등 그동안 멈췄던 다수의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오 당선인은 재개발·재건축·뉴타운사업 정상화를 통해 18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등 5년 안에 새 아파트 36만 가구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서울시 가구의 30%를 차지하는 1인 가구뿐 아니라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다수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오 당선인은 1호 공약인 ‘1인 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를 통해 주거와 안전, 복지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지원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0년 이전에 캐비닛에 들어갔던 정책들을 다시 꺼내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인수위원회가 없는 데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당선인이 즉시 공약 실천에 나설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수정/이유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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