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금융시장 및 국경 사이의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돈을 풀어온 세계 각국이 자산 가치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면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밤 비대면으로 열린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한국 이사실 소속 15개국 대표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국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 주요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세계 경제 동향 및 정책과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 참가국들은 세계 각국의 완화적 재정·통화 정책으로 인해 기업 부채가 급증하는 등 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기획재정부가 9일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자본 유·출입에 대한 IMF의 기관견해 검토를 지지한다"고 했다. 기관견해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재정·통화·환율 등 전통적 거시정책으로 대응하되, 특정한 여건 아래에선 자본 이동을 보다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자본이동 관리조치'도 각국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자국 경제 안정화를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면 한국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금리 인상에 대한 각국의 우려를 의식해 '당분간 금리를 정상화할 계획이 없고, 정상화한다면 사전에 명확하게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한편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9일 "글로벌 차원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2분기 물가 여건이 녹록치 않다"며 "4월 중 계란 2500만개 이상을 수입하고, 양파·대파의 조기출하를 독려해 물가 상승 요인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또 "조류 인플루엔자(AI)로 감소한 산란계 숫자가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살처분 보상금 지급을 신속히 완료하겠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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