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이 잇따라 나오자 친문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3월 초까지 박영선(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1등이었다. LH 사태 후 급격히 여론이 기울었다"며 "조국, 검찰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 서초동 촛불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개혁을 추진했던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얘기하는 건 완전히 틀린 얘기"라면서 "검찰개혁을 한창 이야기할 때 지지율은 이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 진 게 아니라 검찰과 정치특권층의 무기력함, 편파적인 언론에 대한 무력함, LH 사태 등에 대한 분노가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공정한 기관"이라면서 "따라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불공정을 확산시키는 언론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는 민주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과 관련 "그러면 망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번 선거 패배 원인이 '조국 지키기'에 있다고 언급한 김해영 전 의원을 비판했다.
앞서 김해영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에서 우리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어준씨는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선 대체로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며 "조선일보 같은 데서 소신파라고 띄워 주지만, 이분들 말대로 하면 망한다"고 했다.
이어 "(김해영 전 의원은)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 이 같은 움직임은 탄핵 사태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다 민심과 괴리가 커진 국민의힘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2030 청년 의원들인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했다.
이에 일부 당원들은 "조국 전 장관이 뭘 잘못했느냐" "조국 만큼만 하라" "내부 총질을 한다" 등의 의견을 당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남기며 반발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 등에서는 이들을 '초선 5적'이라고 칭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성명에 참여했던 장경태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국 장관이 잘못했다고 얘기한 것이 아닌데, 왜곡해서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장 의원은 "더 처절하게 반성하고, 사죄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였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조 전 장관이 잘못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