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E 평가값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준 기업인 일본 민간통신기업 KDDI의 93%에 달했다. 통신 서비스 분야의 나머지 기업(40~60%)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는 2016년 국제 친환경건물인증제도인 LEED 2009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2040년까지 배출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많이 하는 내용의 ‘카본 네거티브’를 선언했다. 올 3월에는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ESG 채권인 ‘지속가능 채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하는 등 친환경 가치 실현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ESG 3요소 중 E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다. 비교 대상 기업인 볼보 대비 91% 수준을 기록했다. 자유소비재 분야 7개 기업 중 코웨이(96%) 다음으로 평가값이 컸다. 이 회사는 전기차·수소차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 하이브리드카 시동 발전기(HSG), 배터리 시스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관련 부품에 대한 독자 기술을 보유하는 등 주력 사업 분야가 친환경 가치와 연동된다. 2009년 ESG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이듬해부터 매년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꾸준히 ESG 경영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의 강점은 S(92%)다. 7개 자유소비재 기업 중 S 부문에서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LG전자는 100여 개 협력사에 기술 특허 무상 개방과 함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및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또 협력회사 임직원을 위한 성과 포상제도 ‘상생 성과 나눔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화기 작업 사전 신고, 안전 사전 점검표 준수 의무화 등 협력사 산업 안전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롯데케미칼, 포스코, 현대자동차, 기아, SK이노베이션, 삼성생명, 한국가스공사 등 10개 업체는 S 부문에서 90% 이상 값을 기록했다. G 부문에선 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 8개 업체가 90% 이상 값을 얻었다.
ESG 요소별 최고값을 기록한 업체는 산업 분야별로 구분해 분석했다. 산업별로 평가 항목에 대한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E, S, G 순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최고값을 받은 업체는 삼성SDI,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다. 통신 서비스에선 세 요소 모두 네이버가 으뜸이었다.
석유화학 분야에선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OCI가 부문별 1위였다. 철강 분야에서 E는 현대제철, S와 G에선 포스코가 가장 앞섰다. 자유소비재 분야는 코웨이, LG전자, 현대차가 각 항목 최고값을 기록했다.
전체 데이터 중 비교 기업 대비 50% 미만의 점수를 기록한 사례는 7개였다. 모두 환경 분야에서 나왔다. 그만큼 환경 분야에서 기업 간 ESG 격차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내연기관자동차 관련 업체, 여객·물류 업체가 대체로 평가값이 낮았다. IBS컨설팅 관계자는 “화석연료 사용 등 탄소 배출이 과다한 산업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업종의 등급은 다른 국내기관 평가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IBS컨설팅 관계자는 “대다수 국내 은행이 ESG 경영을 선포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설명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비교 기준을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 은행으로 잡으면 등급이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들 글로벌 은행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줄 때 E, S, G 점수에 따라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등 ESG 기준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민경진/송형석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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