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100개사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투자 계획이 없거나 투자를 축소할 생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100개사 중 58.0%가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 '투자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28.0%), '투자 계획이 없다'(20.0%), '작년보다 투자를 줄일 것'(10.0%)이라는 응답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절반은 투자 위축 이유로 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작년보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기업은 21.0%에 그쳤고, 작년 수준의 투자를 하겠다고 답한 기업도 21.0%였다.
한경연은 올해도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연이 매출액 500대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린 기업은 45.2%(226개사)였다. 투자가 감소한 기업은 54.8%(274개사)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총 투자액은 8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3%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499개사의 투자 규모는 오히려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또 국내 투자 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45.5점에 그쳐 기업들이 대체로 국내 투자 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수출, 산업생산 등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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