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사고를 당한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가방에 약병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우즈 차 사고 당시 22페이지 분량의 사건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는 지난 2월 23일 캘리포니아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곡선 구간 도로에서 사고를 냈고, 경찰은 사고 차량 옆 덤불에서 빈 플라스틱 알약 병이 들어있는 우즈의 가방을 발견했다.
경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약병에는 라벨이 부착돼 있지 않아 어떤 약이 들어있었는지 알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지난 7일 차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빈 약병이 발견됐다는 내용과 사고 당시 우즈가 보인 반응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월 발생한 우즈의 교통사고를 조사해온 경찰이 과속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생활 노출 우려로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사고 원인이 과속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우즈가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없다면서 별도의 혈액 검사를 생략했고, 사고 조사 발표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WP는 경찰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사고 세부 내용은 경찰이 우즈에게 특별 대우를 했다는 의문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골프 황제 타이틀을 보유한 ‘타이거 우즈 효과’가 경찰 조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31일 “사고 원인이 결정됐고, 조사는 종결됐다”고 전하면서 “수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생활 문제가 있다. 우리는 우즈에게 사생활 보호를 포기할 것인지를 물어본 다음에 사고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완전하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즈가 몰던 차량은 2월 24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전복 사고로 처참하게 훼손된 채 도로 옆 산비탈에서 발견됐다. 우즈는 두 다리 복합골절에 발목뼈가 산산이 부서져 긴급수술을 받았다.
사고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2021년형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SUV) GV80’이다. 경찰발표에 따르면 우즈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 72㎞의 곡선 구간에서 140㎞로 달렸고, 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우즈는 지난 2009년 11월 불륜을 추궁하는 아내를 피해 달아나다 자신의 SUV 차량이 소화전과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우즈는 수면제에 취해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