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나랏빚 증가속도 세계 1위"

입력 2021-04-12 17:22   수정 2021-04-13 01:38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나랏빚 증가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으로 급격히 늘린 빚을 올해 이후 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반면, 각종 현금성 의무지출을 늘린 한국은 빚을 계속 내야 하는 처지여서다. 지난해 민간 부문의 빚을 합친 국가 전 부문 부채는 5000조원을 넘어 1인당 1억원의 빚을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 재정모니터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53.2%에서 69.7%로 16.5%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IMF가 분류한 주요 35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스토니아(15.7%)와 체코(11.0%) 등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가 2, 3위를 기록했다.

주요 35개국 평균(-1.4%포인트), 유로존 평균(-6.3%포인트), 주요 7개국(G7) 평균(-1.5%포인트) 등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주요 선진국 현황을 보면 독일과 캐나다는 부채 비율을 각각 13.2%포인트, 18.2%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영국은 증가폭이 각각 1.7%포인트, 5.9%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나랏빚에 가계, 기업의 부채를 합친 총부채는 507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594조원)에 비해 10.3% 증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업 부채 2138조원, 가계 부채 1998조원, 비영리 공공기관을 합한 일반정부 부채(D2) 934조원 등이었다.

2011년만 해도 2859조원이던 국가 총부채는 9년 사이에 1.8배 늘었다. 작년 말 기준 한국 인구가 5178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9791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가계 및 정부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2010년 968조원이던 가계 부채는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도 103.8%로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2015년 이후 가계 부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박윤진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재정통계팀장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 크게 증가한 부채는 추후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상환 비용 급증으로 이어져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재정준칙 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여당은 재정을 더 풀기 위해 준칙을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더 강력한 준칙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중독 경향에 경제정책 실패가 겹치면서 민간과 정부 모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며 “2030 미래세대에게 빚 폭탄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노경목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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