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닥지수는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2억원, 2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은 19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약 20년7개월 만이다. 게임, 미디어콘텐츠 등 새로운 성장주가 떠받치던 코스닥지수가 2차전지, 바이오주가 살아나자 단숨에 1000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그간 코스닥 상승세는 바이오주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5개 대형 바이오 종목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10조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천스닥’ 문턱에서 미끄러진 코스닥지수는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한 달 전만 해도 9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데블시스터즈’ 등 일부 종목이 급등주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대형주에 밀려 투자자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20년간 코스닥은 체질을 바꿨다. 닷컴버블 당시(2000년 9월 15일 기준) 시총 1위는 국내 휴대폰 시장 태동기 급성장했던 이동통신사 한통프리텔이었다. 한통엠닷컴(3위) 하나로통신(4위) 다음(7위) 새롬기술(8위) 등 IT 업체도 시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소재, 게임 업체 등이 고르게 포진한 지금과는 달랐다. 이후 바이오업체들이 주도하던 상승세는 서서히 반도체, 2차전지, 5세대(5G) 이동통신, 소재·부품업체로 옮겨 붙었다.
기존에 ‘코스닥=바이오’라는 시각으로는 코스닥시장의 흐름을 설명할 수 없게 됐다. 드라마 콘텐츠주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시총 10위로 다시 올라선 게 대표적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바이오 중심으로 움직였던 코스닥지수가 IT와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동력이 다양화되고 있다”며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주도 업종이 된다는 게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고윤상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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