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민주당 당권주자로 나선 우·홍 의원 등의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총회 참석 일정 중에 경기도청으로 이 지사를 방문해 접견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유력한 차기 여권 대선후보로 부상한 이 지사의 지원을 염두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이 지사는 먼저 이날 오전 9시 15분께 우 의원을 만나 “(당 대표) 준비는 잘 되고 있느냐”고 안부를 전하며 “당이 새롭게 출발하게 될 텐데 기본적으로 당이 정말 국민을 두려워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연스럽게 4·7 재보선 패배 원인으로 화제를 이끌었다.
우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국민들의 민심, 질책을 잘 듣지 못한 게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며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삶을 변화시키려는 그런 일을 정말 해야한다"고 민심 풍향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그동안 민주화와 평화 두 기둥으로 잘 유지돼 국민들 속에 설득력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민들 삶이 매우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다”며 “이제는 민주화와 평화의 두 가치 위에 이제를 이제는 민생이라는 가치를 확고하게 중심에 세우는 그런 과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도 "국민의 삶이 현실에서 개선되는 쪽, 실용적인 민생 개혁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당이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우 의원에 공감을 표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날 오전 10시 35분께에는 역시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홍영표 의원과도 접견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 기간이 짧아 바쁘시겠다”며 인사했다.
홍 의원은 "좀 냉철하게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성찰과 혁신이 주어진 과제"라며 "그런 과정을 거쳐서 대선 준비를 잘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이제 새로운 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당 대표의 역할론을 설파했다.
이에 이 지사가 "과거 왕이 지배할 때도 백성들 무서워했는데, 국민 주권국가에서 심판도 하는 체제에서 국민을 두려워해야 할 것 같다"고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홍 의원은 "그것이 보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홍 의원에게도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해 "국민들께서 집권 여당에 잘되라고 호되게 매를 든 것"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도 있기 때문에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민생개혁에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작은 성과를 많이 내고 신뢰를 다시 회복하면 우리에게 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홍 의원이) 당을 맡으시면 훌륭하게 역할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우 의원, 홍 의원과 기자들이 참석한 공개 면담이 끝난 뒤, 자신의 집무실에서 각각 10여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