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서울시청으로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본격적으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정책 중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태양광 미니 발전소 사업, 도시농업 사업 등을 보류·폐기할 예정이다.
또 박 전 시장 임기 중 서울시에 등록된 시민단체 수나 지원 규모가 지나치게 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시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원전 1기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태양광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이른바 '태양의 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에 태양광 미니 발전소를 설치하면 설치비의 최대 75%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 태양광 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친여 업체'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은 도시농부 100만명 시대를 열겠다며 총 10곳의 도시농업 시설을 설치했지만 낮은 경제성과 주민들의 외면으로 5년 만에 과반이 폐쇄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 박원순 전 시장이 사용하던 침대를 치우며 박 전 시장과 차별화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012년 8월 시청 본관 준공 당시 시장실에 별도로 수면실(10m²)과 세면실(5m²)을 마련하고 침대, 수납장, 휴게의자 등을 설치했다. 이 공간은 지난해 7월까지 박 전 시장만의 전유공간이었다. 이 침실은 박 전 시장이 비서를 성추행한 장소로 지목됐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재난 상황 등 시장이 시청에서 24시간 대기하는 경우를 대비에 수면실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오 시장은 철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최근 공시가격·거리두기 등 정부 정책에 잇따라 반기를 들며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방역과 부동산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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