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출신 김우남 마사회장, 보좌관 특혜채용·막말 의혹

입력 2021-04-13 17:20   수정 2021-04-13 17:48

올해 취임한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사진)이 직원에게 갑질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측근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했다가 절차상 문제에 막히자 담당 간부들에게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노조가 제기한 것이다. 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13일 농식품부는 김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김 회장이 국회의원시절 보좌관이었던 측근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다 절차상 문제에 막히자 담당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비서실장 등 회장 측근 인사는 회장의 뜻에 따라 임의채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에 따라 임의채용 규정이 삭제돼 이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노조는 김 회장이 이런 사실을 보고한 직원에게 ‘OO새끼’ 등의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잘라 버리겠다”는 말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마사회 노조는 성명에서 “(김 회장이)특별채용의 어려움을 보고한 간부들을 몰아세우며 부당한 지시를 강요했다”며 “최근 부회장의 사표 제출도 이런 부당 지시와 연관돼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김 회장은 보고하거나 수행하는 간부와 직원들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대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우리가 수집한 제보에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기복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격적인 모욕을 당하면서 일할 수는 없다는 게 노조원들의 입장”이라며 “사퇴를 거부할 경우 법적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 회장이 특별채용을 시도했던 전직 보좌관은 마사회 비상근 자문위원에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회장이 위촉직·개방형 직위로 채용을 다시 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말산업발전위원회 간사로 위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사회는 김 회장이 권익위 권고 이후 규정 정비가 안 된 것을 모르고 채용을 지시했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개방형 직위공모를 통한 채용도 검토는 했으나 진행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 파악을 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노조 측의 성명서 내용은 확인한 상태”라며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좀 더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등 민주당 계열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도 맡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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