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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Market For)’가 베일을 벗었다.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과 세탁·청소 등 편의점 특유의 생활 밀착 서비스가 핵심이다. 오픈마켓을 하지 않는 대신 수산물, 반려동물 등 2011년부터 GS홈쇼핑이 투자해 온 각 분야의 전문몰들이 입접된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e커머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마켓포 앱에는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프레시몰’과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 등이 입점됐다.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GS샵’도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 위주로 들어왔다. 라이브커머스 채널 ‘M:LIVE(마켓포 라이브)’에서도 GS프레시몰 등 제품을 판매한다.
동원F&B의 반찬 배송업체 ‘더반찬’과 수산물 전문 e커머스 ‘얌테이블’ 등 외부 전문몰들도 입점했다. GS홈쇼핑이 투자했거나 협력하는 회사들이다.
GS리테일은 오는 7월 마켓포가 정식 출시될 때 청소·택배·세탁·집수리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탑재한다. 쇼핑 외 소비자들의 실생활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사업도 전부 들어온다. 연내 편의점 GS25와 수퍼마켓 GS더프레시 상품을 1시간 내 배달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정정된 합병 증권신고서에서 GS리테일은 “GS리테일의 강점인 푸드 및 건강 분야에 집중해 간편식 및 다이어트, 건강 관련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등 우선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 및 건강 분야에 집중하겠다”며 “향후 식품 외 분야까지 점진적으로 확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GS그룹 특유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썼다. 수산물 등 특정 분야마다 상품에 전문성을 가진 외부 온라인몰들을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주도한 전략이다. GS리테일은 다양한 전문몰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도 고려할 방침이다.
GS리테일만의 무기도 있다. 마켓포에 입점시킨 전문몰들 중 원하는 입점업체들은 GS리테일 제품과 함께 배송해주는 ‘합배송’이다. GS리테일의 저온센터 20개 등 콜드체인망, 물류센터 28개 등 전국 물류 인프라에 입점업체 제품들을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마켓포에서 GS리테일 제품과 더반찬 제품을 한 번에 결제하고 한 번에 받을 수 있게 된다. 오픈마켓인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물론 신세계그룹 온라인몰만 모았던 쓱닷컴도 통합배송은 구현하지 못했다.
전국 곳곳에 깔려 있는 GS의 오프라인 매장들은 배송기지가 된다. GS리테일은 전국에 1만4688개의 GS25 매장과 320여개의 GS더프레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온라인과 연결하면 쿠팡처럼 전국 물류망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GS리테일의 도보 배달 플랫폼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을 활용하면 소비자 집 앞까지 배송 인프라가 완성된다.
e커머스 후발주자지만 업계에서 긴장하는 건 GS리테일의 ‘바잉 파워’가 크기 때문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회원 수는 총 2600만여 명이다. 편의점을 기반으로 모인, e커머스 주 소비층인 젊은 소비자가 상당하다. 2011년부터 밀키트 등 식품을 비롯해 반려동물, 중고시장 등 다양한 전문몰에 벤처투자를 해 온 GS홈쇼핑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몸집’으로 승부하지 않는 GS의 전략이 e커머스 시장에서 먹힐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켓포 론칭 이후에도 GS홈쇼핑의 GS샵을 함께 운영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완전한 통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선도주자였던 쓱닷컴도 결국 규모를 키우기 위해 오픈마켓으로 전환했는데, 이미 한참 늦은 GS의 통합 온라인몰이 생존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노유정/김형규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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