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13일 발간한 공동연구 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미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북한은 2017년 3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매년 12~18개씩 추가해 2027년에는 핵무기 151~242개를 보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19년 말 북한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총량을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십 기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정권 유지뿐 아니라 북한 주도의 통일을 위해 핵을 필수적인 수단으로 판단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가 부여하는 영향력과 지렛대를 이용해 부유한 이웃 국가들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얻어낼 수 있기를 원한다”며 “핵무기가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북한은 어떤 형태의 비핵화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유사시 전쟁 초반에만 40~60개의 핵무기를 사용해 국내 정치·군사적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핵 공격은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하는 방식 외에도 국적을 변경한 선박에 핵무기를 실어 한·미·일의 항구로 보내 폭발시키는 방식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을 격퇴하고 정권을 확실히 궤멸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한국에 미국의 전략·전술 핵무기나 핵무기를 탑재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미 양국이 설정한 제한보다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 등으로 압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도 핵개발을 지속했다며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봤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추산대로라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 50여 개의 핵무기를 추가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박사는 이날 웨비나에서 “미국이 분명하게 핵 억지력을 확장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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