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끝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결정에 '한국인의 밥상'마저 위험에 처하게 됐다. 연간 수산물 소비량 1위인 우리나라에는 최근 5년간 일본산 수산물은 10만t이 넘게 수입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1인당 수산물 소비량 3배인 대한민국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은 약 10만7700t가량이다. 해양수산부 통계로도 연간 수입하는 일본산 수산물은 3만t 정도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수산물 소비량이 68kg로 전 세계 1위다. 인접 국가이기도 하지만 밥상이 위험해져 더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OECD 수산업 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평균 수산물 소비량은 인류 평균 소비의 3배를 넘을 정도다. 세계 인구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20kg가량이다.
일본의 오염수 배출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밥상이 위기에 처하자 정부 역시 발 벗고 나섰다. 박준영 해수부 차관은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조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등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 외 지역의 일본산 수산물은 수입 시 식약처 주관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 차관은 "수산물 40종에 대해 2016년도 이후 매년 2000건 이상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는데, 올해 3000건 이상으로 검사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유감 표명만 하고 있을 때 아니다"
삼중수소, 세슘 등 원전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의 국내 해역 유입 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에는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들어있다. 삼중수소가 바다에 뿌려지면 한국, 중국 등 인근 국가에 서식하는 수산물에 흡수되고 결국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정치권 역시 들끓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감 표명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일본 정부는 자국민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과 해당 국민에게 오염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오염수 처리방식에 대한 최종결정 또한 인접 국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 주재 일본 총영사를 초치하고, 일본 대사와 면담을 통해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이날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법 및 국내법상 대응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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