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2021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을 1090원으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 평균 환율을 각각 1110원, 1070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평균 환율(1180원)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현재 환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원40전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121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들어 갈수록 환율이 내리막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달러는 올 1분기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며 "미국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한 데다 미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투자 리스크를 높여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인다. 1분기에 달러강세로 환율이 치솟은 배경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달러강세 흐름도 꺾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중 갈등 확산 여지도 달러 강세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을 지출하면서 달러가 잠시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한국 실물경제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하반기 환율은 평균 1070원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제시했다. 수출이 올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올해 통관 기준 수출액이 전년 대비 32.4%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30억달러로 지난해(753억달러)보다 77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2016년(979억달러) 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국내 기업이 수출로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면 그만큼 달러를 팔고 원화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고 그 과정에서 원화가치는 올라간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대해서는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채권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보이는 것도 원화가치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원은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되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가시화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원화의 약세흐름이 재개될 것"이라며 "내년 원·달러 환율 평균은 1110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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